아침 비몽사몽하면서 책상 위의 꼬리 빗을 집겠다고 무릎 걸음으로 꾸물정거리다
책상밑에 앉아있던 무니 발을 무릎으로 밟았다.
무니가 놀라 마구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안가로 은신.
조 자그마한 발이 무사한지 몰라 가슴 벌렁거리며 손을 넣어 쓰다듬어주는데 아이가 웅크리며 숨는다.
어흑. 가슴에 비수가 꽂힌다.
 
급한대로 스틱형 간식을 뜯어 꼬리를 조금 주고
무니의 안가 근처로 가서 놓아주니 또 낼름 나와 먹는게,
그럭저럭 운신은 가능한가..하고 눈 마주치며 보고 있는데,
갑자기 무니가 꽥꽥 토를한다.

어이쿠.
이녀석이 많이 놀랐던걸까...
속상한 마음에 조금 거리를 두고 토한 것 치워주는데 또 끅끅 소리가 난다.
2차로 토하나 싶어 착찹한 마음으로 돌아보니
이번에 토하는 건 꼬리다!!!!?

너무 놀라 퍼뜩 싱크대로 뛰어가보니, 스틱 유통기한이 6월까지다.

아니 세상에나...

무니로서는 갑작스레 나의 공격을 받은데다 상한 음식까지 던져준 셈이니 얼마나 기막히고 놀랐을까.. 녀석으로선 갑작스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셈...
꼬리도 좀 기분이 다운되었는지 까칠하다.

일단 안정하는게 최고일듯 하여 상황 보다 사료와 물만 챙겨주고 물러났다.

무니의 안가 앞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미안하다고 푹 쉬라고 아프지 말라고 빌다 왔다.
아침부터 너무 우울하고 멍청한 자신에 대한 자학 등등.
싱숭생숭 속상하다. 

들어가면 무니 기분을 살살 달래며 다리 상태를 다시 한 번 봐야할 듯.